흔히 불교의 윤회관념에서 이해되듯이 동양인의 생사관에 있어 이승과 저승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공간이었다. 일찍이 중국 남북조 시기의 시인 도잠(陶潛)은 만가(挽歌)에서 스스로 죽은 자의 입장이 되어 장례행렬을 보고 냉정한 관찰자 입장에서 삶과 죽음이 넘나드는 자유로운 공간속에서의 정신적 방황을 글로써 기록해 놓은 바 있다. 즉, ‘이제 막 여관(삶)을 떠나서, 영원히 자기 집(죽음)으로 돌아가려 한다’라는 구절을 남겼다. 이렇듯 고대 중국인의 생사관에서 이승에서의 삶은 여행인 것이고, 죽음은 곧 자기 깁으로의 귀향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삶이 곧 죽음이고 죽음이 곧 삶이었던 것이다.
창작발레 『환생』은 이승에서 완결되지 못한 남녀사랑의 한(恨)을 환생을 통해 새로운 인연의 끈으로 조우하려는 염원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안무자 이인기가 작품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굳이 남녀간의 사랑을 이루기 위한 환생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여기서 성(性)을 초월하여 인간이 한 생명을 얻어 이승에 와서 다양한 삶의 여정을 겪은 후 원래의 고향(저승)으로 돌아간다는 우주적 섭리를 다루고자 한다. 그러니까 남녀간의 사랑은 『환생』에 담겨질 주제의 외연을 확장해 나가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인간의 삶과 죽음, 환생을 주제로 한 그의 이번 작품은 한국적 정서를 외피만 적당히 가미하는 차원을 넘어 직접적으로 내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간다.
그는 이 작품에서 한국적 정서가 물씬 풍기는 창작발레의 한 전형을 그려내고 있었다. 특히 한국춤 전공자와의 이인무라든가, 현장에서 부르는 구성진 만가는 작품의 주제성을 한층 고조시켜 주었다. 오랜만에 소박하게 꾸민 한국적 발레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 성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