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7일 인쇄
2021년 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21년 1월호 통권 539호 |2026년 10월 3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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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엽 洪承燁
출생 : 1962년 대구
학력 : 경희대 섬유공학과 및 경희대 대학원 무용학과 졸업
경력 : 유니버설발레단 단원(1992-1994), 프랑스 「리옹 댄스 비엔날레」 참가(2000). 댄스시어터 온 창단(1993-) 및 예술감독
수상 : 제14회 「동아무용콩쿠르」 대상(1984), 제8회 「대한민국무용제」 연기상(1986), 「서울국제무용제」 안무상(1996, 『파란 옷을 입은 원숭이』), ‘가장 문학적인 현대무용가상’(1996), 올해의 안무가상(1996), 「일본 사이타마 국제무용 콩쿠르」 특별상(1999), 제21회 「서울무용제」 안무상(1999)


작품활동
안무작
『김노인의 꿈』(1994) 『멀리있는 무덤』(1994) 『말하지 않는 말의 세번째 질문』(1994) 『13 아해의 질주』(1995) 『파우누스의 추』(1995) 『파란옷을 입은 원숭이』(1996) 『뒤로 가는 산』(1996, 2000) 『그가 또 수를 세고 있다』(1997) 『백설공주』(1997) 『다섯번째 배역』(1998) 『가고파』(1998) 『말들의 눈에는 피가』(1999, 2003) 『달 보는 개』(1999, 2000) 『데자뷔』(2000) 『빨간부처』(2001) 『쉐도우 카페』(2003) 외 다수
홍승엽 안무 작품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는 새로운 움직임의 개발이다. 새롭게 창안된 움직임들을 솔로춤, 2인무, 군무 등에 적용시키는 과정에서 안무자는 무용수 각자의 특질을 최대한 살려낸다. 여기에 무대 공간의 적절한 분할, 음악, 조명과의 조화를 꾀하고, 주로 작품의 중반 이후 소품이나 무대세트를 이용해 메시지를 전하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달 보는 개』(1999)에 이어 선보인 『데자 뷔』(2000)에서도 이 같은 안무자의 작품 패턴이 그대로 읽혀졌다.
『데자 뷔』는 시간과 존재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담고 있다. 『달 보는 개』에 비해 이 작품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놀이적인 요소를 차용한 것과 의상, 사람의 보이스, 무대 소품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움직임의 개발과 무용수들의 개성과 조합시켜 움직임의 질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그의 능력은 그의 전작에 비해 『달 보는 개』와 『데자 뷔』에서 그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2000년, 리옹의 크루와 루스 극장에서 공연된 『데자 뷔』와 『달 보는 개』 두 개 작품은 무엇보다 이 무용단을 이끌고 있는 그의 안무력이 성장하고 있고, 무용수들과 안무가의 협력 작업이 날로 완성도를 더해 가고 있는 모습을 확인시켜준 무대였다. 또 이 두 작품은 인체를 매개로 하는 예술장르인 무용 공연에서 새로운 움직임의 개발과 조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또 극장예술의 한 장르이기도 한 무용예술에 있어 안무자가 주도하는 다른 스탭들과의 협업 작업이 얼마나 유용한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 같은 그의 독특한 안무작업은 「리옹 댄스 비엔날레」에서 이들 두 개의 작품을 지켜 본 외국의 무용 전문가들에게서도 지적됐다. 외국의 언론들은 그의 안무 작업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발레단 예술감독인 윌리엄 포사이드의 작업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1992년에는 스웨덴의 스콕(SKOG) 무용단 오디션에 합격, 객원 무용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스웨덴의 안무가 쿨 베르그는 당시 그의 춤을 보고 ‘어떤 무용수도 따를 수 없는 특유의 동작이 작품 전체에 살아 있다’고 평했다.
1993년 그는 자신의 무용인생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안무가로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기 위한 텃밭을 만드는 무용단의 창단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댄스 시어터 온」이라는 새로운 무용단을 만들고 그 자신 예술감독을 맡았다. `‘온’은 전체를 뜻하는 우리말이고 `‘시어터’가 들어간 것은 단순한 춤의 재현이 아니라 무대에서 연출되는 시, 공간의 모든 작품을 망라하겠다는 의지의 표시이다. 1994년 창단공연에서 『김노인의 꿈』, 『멀리 있는 무덤』, 『말하지 않는 말의 세 번째 질문』 3개 작품이 선보였다. 1995년 두 번째 정기공연에서는 시인 이상을 모티브로 한 70분 짜리 대작 『13 아해의 질주』를 선보였는데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식민지 치하의 암울한 현실에 고뇌하면서 예술혼을 꽃피웠던 천재 시인의 삶을 현대인의 삶에 대입시켜 무용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었다. 이상의 문학 작품 중에서 발췌한 싯귀를 작품에 적극 활용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대사는 배경음악 때로는 음향효과로도 사용됐으며, 대사의 리듬에 맞추어 무용수들이 춤을 추기도 했다.
1996년에 발표한 『뒤로 가는 산』은 개체로서의 현대인이 사회와 역사 속에서 살아 숨쉬며 흐름을 만들어가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소외되고 고독해하고 절규하는 모습을 무용화한 작품이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조화시켜 무용을 문화상품으로 만들겠다는 안무가 홍승엽의 꿈은 이어지는 작품들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1996년 「서울무용제」에서 그에게 안무상을 안겨준 『파란 옷을 입은 원숭이』는 동화의 세계를 동경하는 어른들의 무용 콩트다. 원숭이들의 즐거운 유희와 흘러간 팝송 「비속에서 노래를」에 맞춘 무용수의 춤은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의 안무 작업의 특징은 새로운 움직임의 창출과 조합 이외에도 ‘추상화된 현대적 감각의 세련미’ `‘뛰어난 문학성’ `‘기발한 아이디어’ `‘논리적인 구성’ 등으로 요약된다. 이밖에도 그에게는 `‘실험성’ `‘완벽주의자’, ‘평이한 동작에도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테크닉의 마술사’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다.
그의 작품에서 특징적인 요소인 새로운 움직임의 창출은 그가 뛰어난 기량을 갖춘 무용수 출신이었다는 것과 무용수들 개개인의 개성을 끄집어낼 줄 아는 안무자의 남다른 감각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움직임들은 그 자신 뛰어난 무용수였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는 나의 주장은 그가 직접 출연했던 솔로와 2인무 작품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평론가 장광열은 안무가로서 홍승엽의 재능은 정확한 컨셉과 이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다양한 언어들을 조합하는 계산된, 세련된 감각과 무용수의 개성을 최대한 이용한 질 높은, 독창적인 움직임의 창출로 요약된다고 평한다. 그리고 이 같은 그의 능력은 곧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한국의 안무가로 그를 꼽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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