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매개로 하는 무용예술이 가져다 줄 수 있는 관조적인 아름다움. 강미희의 솔로 퍼포먼스 『미·야(美·野)』는 근래 보기 드문 잔잔한 환타지가 있는 무대였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이 작품은 어떤 메시지를 강조하지 않는다. 관객들은 그저 편안하게 한 무용수의 움직임만 쫓아가면 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마음을 비운 한 무용수의 진솔한 움직임이 시종 시선을 잡아끈다. 그의 움직임이 지나가는 무대는 자연의 숨결이 느껴지고 원초적인 인간의 감성도 체득된다. 테크놀로지의 접목을 내세운 비디오 영상과 과도한 무대장치, 분명한 컨셉도 없는 작품들이 남발되는 우리 무용계에 이 작품은 느림의 미학을 음미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경험을 제공한다. -장광열